조선 정조 4년이자 청나라 건륭 45년이던 서기 1780년, 한국사에선 '그다지 큰일이 없었던 해'로 알려져 있지만, 중국 근세사 전문가인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.조선 건국 이래 줄곧 만주족을 오랑캐로 업신여기던 조선은 병자호란의 치욕을 겪은 뒤 겉으로는 청나라를 섬겼지만 속으로는 칼을 갈고 있었다.그런데 1780년 청 건륭제의 칠순 잔치가 열하에서 열렸고, 정조는 파견 의무도 없었던 하례 특사를 자발적으로 보냈다.